데이터를 품은 주머니, 디스크(Disk)
안녕하세요 퓨처링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부품, 디스크(Disk)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 보겠습니다!
우리가 디스크 하면 하드나 SSD와 같이 아주 간단하게만 알고 있지만, 데이터를 다루는 제품인 만큼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품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오늘은 이런 디스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떤 특징인지를 한 번 알아보려고 해요!
디스크의 역사
1960년대, 우리가 사용하는 디스크의 원시적인 모습은 테이프(Tape)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카세트테이프와 방식이 동일한데요,
플라스틱으로 된 얇은 판에 자기성을 띄는 물질을 코팅해서, 자기장의 변화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었어요.
이런 테이프 방식은 초창기 IT 시장에서 데이터를 장기간 저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품 중에 하나였습니다. 이런 테이프형 데이터 저장 매체를 LTO(Linear Tape-Open)라고 부르기도 해요.
1960년대, 자기테이프를 저장하는 창고의 모습. 출처: 나무위키
자기테이프 자체는 지금까지 현존하는 매체 중에서 가장 저장 능력이 탁월했지만, 데이터를 기록하는 면이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먼지와 같은 환경에 취약했고, 데이터를 읽어 들이기 위한 장치와 맞닿게 되면서 늘어나거나 끊어지는 경우가 많아 보관 환경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이후 1970년대에는 자기테이프를 대체할 용도로 플로피 디스크(Floppy Disk) 라는 것이 개발되었는데, 이는 컴퓨터를 대중화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저장매체이기도 해요.
플로피(Floppy)라는 이름도 부드럽다 라는 뜻이어서, 얇고 잘 휘어지는 플로피디스크는 어디서나 휴대하기 편했고, 다른 저장장치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컴퓨터를 보급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어요. HWP 한글, 그리고 윈도우 등의 초창기 소프트웨어는 이 플로피 디스크로 생산되기도 했어요. 80년대생 분들은 어렸을 때 플로피 디스크에 게임을 담아 컴퓨터에 번갈아 끼워가면서 즐겼던 기억도 있으실 거에요. (요즘 분들은 잘 모르는…ㅠㅠ) 2000년 이전까지 부흥을 누렸던 플로피 디스크는, USB와 CD-ROM 등의 등장으로 서서히 모습을 감추게 됩니다. 현재는 일부 연구기관이나 오래된 기기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죠.
하드 디스크(Hard Disk Drive)는 자기테이프와 비슷한 작동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자기테이프의 환경경적 단점과 속도를 개선한 제품이 하드디스크였습니다. 역사적으로는 플로피디스크보다 하드디스크가 더 먼저 만들어졌지만 플로피디스크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비쌌던 하드디스크가 좀 더 나중에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하드디스크가 나중에 개발된 제품으로 인식되기도 해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부드러운 디스크라는 뜻을 가진 플로피디스크의 반대 의미로 불리게 된 것이 하드 디스크 입니다. 플로피 디스크와 하드디스크는 모두 IBM에서 최초로 만들었어요.
최근에는 반도체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굳이 모터를 돌리지 않아도 소자의 형질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되어, 자재 비용을 줄이고 소형화된 저장매체가 나오게 되었는데, 이것이 SSD (Solid State Drive)에요. 재료비를 아낄 수 있는데 속도까지 빠르니, 플로피가 대중화 되었던 것처럼 빠르게 대중화가 된 저장 매체이죠. 차후 연결 방식에 따라 NVMe, SAS SSD와 같은 다양한 규격의 저장매체가 출시되면서 최근에는 컴퓨터에 들어가는 메인 디스크는 거의 SSD로 장착하게 되었죠.
디스크의 종류와 장단점
그럼, 현재 기업에서 사용하는 저장매체들의 특징들을 간단하게 볼까요?
테이프(LTO)
테이프형 저장매체는 역사상 가장 오래된 데이터 저장 방식이에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자기 테이프에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기록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가장 오래되었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저장 매체들 중에 가장 오랫동안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도 명백이 끊기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있어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보통 대용량의 백업 또는 아카이브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자기테이프 면적 당 저장 밀도가 극도로 높아져서 테이프 하나에 50TB 이상을 저장할 수 있는 매체도 개발되고 있어요. 가격도 용량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대기업과 같은 많은 데이터를 취급하는 곳은 아카이빙 용으로 LTO를 많이 선택하곤 합니다.
단, 환경에 따른 소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보관 환경이 매우 중요하며, 속도가 느리고 랜덤 데이터를 찾는 방식이 매우 느려서 장기 아카이빙 용도로 가장 적합하게 사용되고 있어요.
하드디스크(HDD)
하드디스크(Hard Disk Drive, HDD)는 현재 우리가 저장하는 데이터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형태에요. 플래터(Platter) 라고 불리는 쇠판에 자기물질이 코팅되어 있고, 헤더라고 불리는 세모난 핀을 통해 자기장의 흐름을 제어하여 읽고 쓰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내부가 진공상태이기 때문에 테이프와는 달리 환경에 영향을 덜 받게 되었고, 용량 대비 가격도 저렴하여 전세계가 가장 애용하는 데이터 저장매체가 되었어요. 대부분의 IDC (Internet Data Center)에서 대용량의 데이터를 취급할 때 SSD보다 HDD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요. 용량대비 저렴하고, 안전하고, 디스크당 용량도 넉넉해서 공간대비 효율이 좋아요.
하드디스크는 데이터를 읽고 쓰는 헤드를 고정시키고 모터를 통해 플래터를 자체적으로 돌리는데, 플래터의 회전속도가 빠를 수록 읽고 쓰는 속도가 올라가요. 그래서 하드디스크의 속도를 판가름하는 대표적인 치수가 rpm인데요, 이 플래터의 회전 속도에 따라 7200rpm, 10K(10,000) rpm, 1.5K(15,000) rpm등으로 구분되요. 하드디스크는 연결 방식에 따라 E-IDE, SATA, SAS 등으로 나뉘게 되는데, 최대로 낼 수 있는 속도가 정해져 있어요. 개인용으로는 SATA3 규격을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고, 기업에서는 서버 디스크나 DB 스토리지로 SAS 규격을 많이 사용해요. SAS 규격이 하드디스크 중에서 안정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에요. (이중화 지원) SATA 규격은 대용량 스토리지에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SSD
SSD(Solid State Drive)는 지금까지 나왔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해요.
자기테이프, 플로피디스크,하드디스크는 모두 자성 물질을 통해 물리적인 변화로 데이터를 저장했다면, SSD는 별도의 구동장치 없이 반도체의 전기적 변화로 데이터를 저장해요. 그렇기에 소형화가 가능했고,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어요. 속도도 무지하게 빠릅니다.
SSD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디스크이기는 하지만, USB메모리스틱이나 SD카드 등의 작동 방식과 유사해요. 그래서 이런 저장매체들을 플래시 메모리(Flash Memory)라고 명칭합니다.
플래시 메모리는 1개의 셀에 얼마나 저장할 수 있는지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데, SLC(Single Level Cell), MLC(Multi Level Cell), TLC(Triple Level Cell), QLC(Quad Level Cell) 으로 나뉘어 져요.
즉, 1개의 셀에 1개의 정보를 저장 할 것인지, 4개의 정보를 저장할 것인지에 따라 나뉘어지게 되는데요,
QLC는 SLC보다 당연히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으니(4배) 저장 용량을 엄청 키울 수 있어요.
단, SLC가 안정성과 읽기/쓰기 횟수가 높고, QLC쪽으로 갈수록 안정성이 떨어지고 읽기/쓰기 횟수가 줄어 듭니다. 가격도 SLC가 가장 고가에요.
현재는 SLC 플래시 메모리가 거의 없고, 대부분 TLC나 QLC가 생산되고 있어요. 용량대비 가격적인 이점이 가장 크기 때문이죠. 그리고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자체 기술들도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용 유저 분들이라면 크게 문제는 없을것 같아요. 단, 기업용 SSD의 경우는 되도록 MLC를 사용하고, 가끔 SLC를 사용하기도 해요. 기업용으로 사용하는 디스크는 훨씬 많은 읽기/쓰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SSD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어요.
일정 사용횟수를 초과하거나, 전기적 충격 (정전) 등을 받으면 초기화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하드디스크와 달리 아예 복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요. 하드디스크는 플래터만 살아 있다면 복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SSD를 사용하실 때는 데이터를 잃어버리면 안된다면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백업해 두시는 것을 권장 드려요. 물론 요즘에는 미리 예측하고 알려주는 경고 소프트웨어도 있지만, 알려주기만 하고 실제로 교체를 하려면 직접 해야 하니, 실제로 행하지 않으면 위험해 질 수 있는 것은 동일하니까요!
NVMe
NVMe는 새로운 방식 이라기 보다는, SSD를 연결하는 방식을 개선한 연결 규격이에요.
기존의 SSD는 SATA 연결방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SSD 내부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초당 3~400MB/s 밖에 내지를 못했어요. 그래서 PCI express 포트를 이용해 SSD를 연결하여 대역폭을 대량 증가 시켰어요. 그래서 현재는 약 7,500MB/s 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해요. 크기도 소형화 시킬 수 있어서, 요즘 대부분의 SSD는 얇은 바 형태의 NVMe 규격으로 나오고 있어요.
여담: 2TB는 2TB가 아니에요(?)
디스크 구매 시 가장 많이 헷갈려 하시는 것이 용량(Capacity) 이에요.
보통 1TB, 2TB, 3TB, 4TB등의 용량이 표기된 하드를 구매하면 실제 용량은 더 작아요.
이것은, 디스크 용량을 표기할 때 제조사는 구분하기 쉽게 10진수로 표현하지만, 컴퓨터는 2진법을 쓰기 때문에 계산상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죠.
그래서, 실제 용량을 컴퓨터에 삽입하여 확인할 수도 있지만, 간단하게 계산할 수도 있는데요.
만약 2TB 하드의 실제 가용 용량을 계산한다면,
1000 x 1000 x 1000 x 1000 ÷ 1024 ÷ 1024 ÷ 1024 ÷ 1024 를 계산하면 되는데요, 10진수로 표기된 TB 수치를 bit로 환산하고, 다시 1024로 나누어 실제 용량을 계산하게 됩니다.
위와 같이 계산하게 되면 실제로는 약 1.8TB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컴퓨터가 인식 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실제 2TB 디스크의 사용용량인 것이죠.
디스크 한 개로만 보면 크지 않을 수치이지만, 만약 10개의 디스크를 RAID0으로 구성했다면, 표기상 가용 용량은 20TB이지만, 실제 사용 용량은 18.2TB 정도로 약 2TB의 차이가 생겨나게 됩니다. 이 부분을 참고하셔서, 디스크의 용량은 최대한 넉넉하게 구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디스크는 소모품
마지막으로, 디스크의 특성에 대해 말씀 드리려고 해요.
디스크는 한번 구매해서 기약없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같지만, 읽기와 쓰기 횟수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소모품에 가까워요. 물론 단시간 내에 망가지는 제품이 아니기는 하지만, A/S기간이 지나기 시작하면 하드나 SSD는 수명이 다하는 기간에 가까워지기 시작하죠.
수명이 다하면 하드디스크는 각종 에러를 일으키거나, SSD는 데이터가 초기화 되기도 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교체해 주어야 해요.
그래서 RAID 구성과 백업은 데이터를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RAID 구성을 통해 단기간 장애를 일으키는 디스크를 빠르게 교체하여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고, 여러 개의 디스크가 동시에 망가지는 경우를 대비해 백업까지 해 놓는다면 내 소중한 데이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디스크의 역사와 종류, 그리고 특징에 대해서 알아 보았는데요, IT 부품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역시나 데이터를 저장하는 디스크가 아닐까 싶어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디스크를 알면 데이터를 지킬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 만나요!
김에디터
B2B IT 제품 커머스 플랫폼 - 퓨처링